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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정치, 생애, 직업, 탐구 편] / kbs 명견만리 제작팀 지음1F/책 먹는 하마 2018. 3. 20. 13:38
차라리 놀기 좋아하던 어린 시절,
매일 같이 나가서 놀 궁리만 하던 그 때가 독서를 더 많이 했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쯤,
우연하게도 kbs에서 나오는 교양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황금 같은 주말, 보통 같았으면 택도 없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였건만
생각보다 트렌디한 자막스타일과 그와 상반된 원 패널, 다 청중 구조의 클래식한 강연스타일이 이리저리 움직이던 채널을 고정하게 만들었다.
연초 한창 궁금했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강연자가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환경들로 설명해주는데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른다.
강연, 영상, 토크가 적절한 때에 나와 주어 지루할 틈이 없었고, 주제에 대한 배경과 현재, 미래의 모습을 함께 얘기해주어 명쾌했다.
어린아이들이 기초지식을 이해할 수 있기 위해 그들의 눈높이를 맞춰 설명하듯이, 절대 애매모호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았던 강연을 통해 아리송하던 의미가 이해되는 그 순간 나는 내면이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사프로그램을 보고, 문화강연을 듣고, 책을 읽는구나. 그 때부터 나의 독서라이프는 재출발을 했다.
명견만리는 세상의 모든 분야는 한 번씩 다뤘다 할 만큼 다양한 강연을 펼쳤다.
4차 산업혁명, 흙수저 인생 혹은 격차사회, 미세먼지, 지방인구 감소부터 k-pop까지 사회에 한번이라도 나왔던 화두들은 대부분 명견만리가 모두 건드려보지 않았나 싶을 만큼. 그러나 절대 지식의 상위 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명견만리 제작진이 내어놓은 책 ‘명견만리’는 많은 대중들이 추천하는 책이 될 수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관심이 없어도 되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친구와 대화하듯이 편하게 알고 싶다, 알고 싶지만 알기 위해 머리 아픈 건 싫은데, 이런 고민이 들 때 이 책은 아주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듯하다.
‘내가 다 떠먹여줄테니 너는 그저 입만 벌리고 있어라’라고 말하는 듯한 이 책은 너무나 고맙게도 우리에게 많은 걸 알게 해 준다. 물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어렵지 않게.
우리는 덕분에 큰 힘 들이지 않고, 머리 쓰지 않고도 지식이 풍부해지는 극도의 효율성을 체감할 수 있다.
올해 2월 말부터 명견만리 시즌2가 시작되었다.
시즌1때는 방청석에 앉아있는 대학교 동기를 TV로 마주한 적이 있다.
만나면 진지함이라곤 찾을 수 없이 가벼운 사람들이지만 그 때에 우리는 TV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서로 똑같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TV 속에서 진지한 표정을 지어봐야겠다.
물론 여전히 바쁜 일상에 치여, 게으름에 치여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 아니 읽지 않는다.
서재에 꼽혀있는 ‘토지’는 여전히 먼지가 쌓여있으며 반드시 읽어야할 책으로 꼽히는 ‘아리랑’도 몇 년동안 새 책 그대로인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나조차 스스로 책을 찾아 읽게 만들었고 책장 넘기는 즐거움을 깨닫게 한 책이기에 명견만리로 첫 번째 북 리뷰를 써본다.
이 책을 계기로 삼아 점차 독서의 횟수도 장르의 개수도 늘려봐야겠다.